공포
No apagues la luz
공포 소설
이 책은 스페인어와 영어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열한 편의 심리 공포 단편집. 유령도 없고, 괴물도 없다. 공포는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일상의 균열(일상의 금)에서 태어난다. 라디오 잡음 속에서 목소리를 듣는 남자, 스스로 써 내려가는 목록, 열차에 있을 리 없는 승객, 어떤 비명보다도 무겁게 내려앉는 침묵.
한국 공포 전통에서 섬뜩함(seomtteuham)은 화려한 연출이 아니라 분위기에서 힘을 얻는다. 장화홍련에는 괴물이 없다, 가족의 트라우마가 공포 그 자체다. 기생충은 계급 구조 자체가 공포를 낳는다. 한강의 채식주의자에서는 겉보기에 평범한 환경 속에서 한 인간이 내면부터 서서히 해체되는 과정이 가장 두려운 장면이다. 이 단편들도 같은 정신을 따른다. 무의미한 피도, 값싼 놀라움도 없다. 오직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느린 확신만이 스며든다.
불안(buran)이라는 감정, 이름 붙이기 어려운 불편함이 문학적 힘으로 작용하는 이야기들이다. 통제를 잃는 공포, 관찰당하는 공포, 현실에 균열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공포. K-호러가 보여주었듯이, 진정한 공포는 정상성의 틈새에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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