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type: 단편. 저자: 에르네스토 시스네로스 시노. Topics: 불, 예술, 창조, 파괴, 음악, 한, 아이의 첫 작품. From: 그림자, 데이터와 번개 (2025).

아이디어

피아노를 불태우는 법

열한 살 소년, 피아노 한 대, 휘발유, 그리고 불의 춤. 첫 번째 작품은 음악이 아니었다—그것은 화염이었다.

제1장 불 이전
넌 음악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지를 생각한다. 영화에서 본 그 장면. 불의 춤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피아노가 타오르고 있었다. 그 이미지가 너 안에 남았다. 수업보다 강력하게, 선생님의 말씀보다 분명하게. 넌 열한 살이다. 아직 악기를 더럽히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이는 모른다. 하지만 넌 안다. 불에서 무언가가 태어날 것이라는 걸. 이 깊고 해결되지 않은 슬픔 속에서, 아름다움이 피어날 수 있다는 걸. 파괴와 창조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제2장 행위
넌 차고로 내려간다. 피아노는 그곳에 있다. 엄숙하고 조용한, 목재로 된 괴물이 기다리고 있다. 휘발유 통들도 기다리고 있다. 다른 누군가의 놀라운 실수. 넌 액체를 붓는다. 건반 사이로, 해머 사이로, 메커니즘의 비밀들 사이로. 뚜껑을 닫는다. 성냥이 불을 밝히고 되돌아갈 길은 없다. 이제 넌 친다. 맞다, 불이 내부로 파고들면서 친다. 불의 춤은 전에 없던 소리로 울린다. 각 음표는 균열이고, 각 아르페지오는 갈라진다. 넌 더 이상 아이가 아니다. 음악이 탈 수 있다는 걸 발견한 방화범이다.
제3장 그 동안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나무가 비틀린다. 피아노는 악보에 없는 소리로 신음한다. 밖에선 이미 이웃들이 떠들기 시작했지만, 넌 계속한다.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네 첫 번째 큰 깨달음이다. 예술과 파괴가 같은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매 순간, 사라져가는 아름다움 속에서 영원함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제4장 그 후에
물이 양동이로 쏟아지고, 불이 꺼진다. 피아노의 검은 해골만 남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너를 본다. 공포는 있지만 증오는 없다. 아무도 너를 때리지 않는다. 아무도 너를 욕하지 않는다. 심리 상담사에게 데려간다. 마치 너 안의 그 불도 꺼뜨리려는 듯이. 하지만 이미 늦었다. 네가 발견한 것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그것은 너를 깊이 있고 슬프게, 그러면서도 아름답게 변화시킨다.
제5장
넌 아직 모른다. 그 불이 네 첫 번째 작품이 될 거라는 걸. 힘은 피아노에 있지 않았다. 힘은 너 안에 있었다. 모든 게 타오르는 와중에도 감히 친다는 용기 속에 있었다. 그 이후로, 네가 칠 때마다. 너의 일부는 기억한다. 연기를, 불꽃을, 그 왜곡된 소리를. 그것이 네 진정한 시작의 음이었다는 걸. 불은 지나갔지만, 절대 꺼지지 않았다.

에르네스토 시스네로스 시노

그림자, 데이터와 번개에서 (2025)